겨울의 초입에 들어선 불명산은 아직은 그리 시리지않았다.
사실 불명산도 처음 들어봤고 완주군은 전북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불명산 화암사!
화암사에 오르는 방법은 두가지다. 하나는 주차장에서 잘포장된 길을 선택할 수 있고
하나는 아래 사진처럼 옛사람이 걷던 길을 따라 올라가는 것이다.
새싹이 올라오는 초봄이었으면 참 좋았을 걸!
녹음이 짙은 한여름이었음 어땠을까!
눈발이 시린 가슴을 파고드는 날이었음 얼마나 좋을까!
이런 부질없은 생각을 하고 좁지도 넓지도 않은 불명산 기슭을 따라 올라갔다.
일주문이 없는 대신 일주문인마냥 산에 오르는 이들을 반겨주는 바위가 있었다.
아무런 표식도 없이 묵묵히 지나가는 사람을 지켜보고 있다.
좁은 산길을 올라가다 보면 저런 미니어처같은 폭포를 자주 만난다.
아기자기한 모습이 귀엽다.
주상절리도 보인다.
작은 폭포들이 연이어 나타났다.
가파른 옛길을 대신해서 요즘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철제길이다.
덕분에 편하게 올랐다.
산속이라 그런지 고드름이 달려있다.
가파른 철제계단을 오르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포근한 길이 나타났다.
시인이 그랬다.
"잘 늙은 절 한 채
작지만 소중한 책같은 절
남에게 알려주지 않고 나만이 간직하고 싶은 절" 이란다.
(잘 늙은 절, 화암사 중에서 /안도현)
아니다.
알려주고 싶다.
조용히 다녀가시라.
이른 봄 나무들이 새싹을 피워낼때 다녀가시라.
하늘보다 더 푸른 잎사귀들이 하늘거릴때 다녀가시라.
첫눈이 내릴 때 다녀가시라.
아니다.
아무날에도 좋으니 그냥 조용히 다녀가시라.
"화암사 우화루"
해설사 선생님이 우화루가 어떤 공간인지 알려주셨는데
나는 저 투박하고 일견 소박해보이는 모습에 빠져도 아무소리도 듣지 못했다.
우화루 앞 한켠에는 있다.
그 물 위 나무에는 목어같은 풍경이 달려있다.
우화루 안내문이다..
우화루 옆에 극락전으로 가는 통로가 있다.
화암사 극락전
화암사 극락전은 처마를 지탱하기 위해 하앙이라는 부재를 받쳐 놓은 독특한 건축양식을 갖고 있다.
우화루와 마주보고 있는 극락전(국보 제316호)은 신라시대에 창건된 것이나
1605년(선조 38년)에 다시 지은 건물이다.
극락전 역시 맞배집으로 현재 중국이나 일본에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단 하나의 하앙구조 건물이다.
우화루에 걸려있는 커다란 목어.
"雨花樓"
우화루는 앞면의 기둥만을 2층으로 하고 뒷면은 축대를 쌓아 세운 공중누각형 건물이다.
앞에서 보면 2층이고 뒤에서 보면 1층인 우화루는
기둥위 장식이 복잡한 다포계 양식으로된 맞배집인데
특이한 것은 중앙칸의 대들보와 중보 사이에 화반을 두어 받친 것이다.
나는 우화루가 비가 꽃처럼 내리는 곳일까? 꽃이 비처럼 내리는 곳일까? 생각했다.
비가 꽃처럼 내리는 날이든지 꽃이 비처럼 내리는 날이든지
언젠가 우화루의 뒷면의 저 문을 열고 비든지 꽃이든지 보고싶다.
답사회원들이 적묵당에 앉아 해설을 듣고 있다.
하앙구조
화암사는 우화루와 극락전이 남북으로,
불명당과 적묵당이 동서로 마주 바라보고 서 있는 입구(口)자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극락전 왼쪽에는 입을 놀리는 것을 삼가라는 철영제가 있고
적묵당 뒷편에는 산신각 우화루 옆에 명부전이 자리잡고 있다.
다시 산길을 내려왔다.
우화루를 보러 다시 와야지.
화암사 가는 길 어딘가에서 들렀던 식당이다.
횟집인데 닭백숙이 맛있어서 공익차원에서 남긴다.ㅎㅎ
닭 좋아하시는 분들은 가보시라...반찬도 다 맛났었다.
누룽지에 눈멀어 반찬 사진은 안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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